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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소발자국이라고 들어보았는가? 물발자국은? 내가 걸어온 길에 발자국이 남는 것처럼, 탄소발자국은 개인이나 기업, 국가 등이 어떤 제품이나 서비스를 만들어내는 과정에서 배출되며 남기는 탄소의 양을 나타내는 지표이다. 기후 위기의 시대, 개인이 일상에서 쉽게 해볼 수 있는 환경을 위한 일에는 무엇이 있을까? 다양한 방법이 있겠지만, 그중에서도 ‘먹는 것’에 대한 올바른 실천이 가장 중요하지 않나 생각해본다. 탄소배출이라고 하면 우리는 화력발전소나 자동차가 뿜어내는 매연 등을 생각하는데, 생각보다 우리가 먹는 음식에서 높은 수치의 탄소가 배출된다. 어떤 음식을 어떻게 먹느냐에 따라 탄소발자국의 정도는 많이 달라질 수 있다.
탄소발자국이란 무엇인가?
식품 탄소발자국은 음식이 식탁에 오르기까지 직간접적으로 발생하는 온실가스의 총량을 말한다. 식품은 탄생에서부터 우리 식탁에 오르기까지 다양한 경로에서 탄소발자국을 남기며 우리에게 온다. 산림을 없애서 경작지를 만드는 일, 비료와 화학약품을 사용하는 일, 가축을 먹이고 기르는 과정과 농축산물을 가공하고, 그것을 석유를 써서 운송하는 일, 저장하고 포장하는 일까지. 탄소발자국은 식품의 생산, 가공, 운송, 소비 등 다양한 과정에서 발생한다. 여러 요소들이 결합되어 온실가스가 발생하며, 이는 탄소발자국을 형성한다.
탄소발자국의 형성과정은?
첫째, 농업과 축산을 통해서다. 산지에서 생산되어 시장 혹은 마트에 진열되기까지 모든 과정은 식품의 탄소발자국에 영향을 준다. 특히 축산업과 낙농업에서 배출되는 탄소의 양은 압도적이다. 그중에서도 소고기가 가장 크다고 한다. 농업 및 축산 활동에서는 비료의 사용, 토양 속에서의 유기물 분해, 가축 소화 과정 등으로 메탄과 이산화탄소가 발생한다. 특히 가축 사육 과정에서 발생하는 메탄은 그 양이 막대하다. 더 깊이 들어가면 가축 사육의 전 단계도 짚고 넘어가야 한다. 소를 키우기 위한 장소를 마련하기 위해 숲을 태우고, 소에게 먹일 막대한 양의 곡식을 기르기 위한 과정에서 많은 양의 온실가스가 배출된다. 그런데 만약 우리가 먹는 소가 해외에서 생산해 수입해 온 것이라면? 생산 후 우리의 식탁으로 오기까지 더욱 탄소발자국은 짙어질 것이다.
둘째, 가공 및 생산 과정에서 발생한다. 식품의 가공 및 생산 과정에서는 전기를 소비하고, 기계를 작동시키며, 열에너지가 사용된다. 이에 따라 이산화탄소가 배출된다.
셋째 운송 부분에서도 살펴볼 수 있다. 식품을 운송하는 과정에서 트럭, 기차, 배, 비행기 등의 운송 수단을 사용하는데, 이들 운송 수단은 화석 연료를 사용하며, 이로 인해 이산화탄소가 배출된다. 당연히 생산지가 소비지와 거리가 멀어질수록 그 양이 훨씬 많아질 것은 자명하다.
넷째, 포장과 폐기물 처리도 놓칠 수 없다. 식품 포장 과정에서는 플라스틱, 종이, 금속 등의 재료가 사용된다. 이러한 재료의 생산과 사용은 에너지 소비와 이산화탄소 배출을 일으킨다. 또한 식품 소비 후 발생하는 폐기물의 처리에도 이산화탄소가 많이 발생하며 환경에 악영향을 끼친다. 세계 식량 중 1/3은 음식물 쓰레기로 버려지는 것을 아는가? 우리나라에서는 매일 버리는 음식물 쓰레기의 양이 하루 평균 1만 5,680톤에 달한다. 연간 기준으로 보면 570만 톤에 이르는 양이다.
물발자국이란?
물발자국이란 개념도 있다. 어떤 제품이나 서비스를 이용하고 폐기하는 과정에서 사용되는 물의 총량을 측정한 지표이다. 물은 유한한 자원이다. 게다가 담수로서 인간이 이용할 수 있는 수자원은 더 한정적이라고 할 수 있다. 전 세계에서 물을 무분별하게 뽑아 쓰면서 물의 고갈이 발생하는 지역이 있는가 하면, 음식이나 식재료와 관련하여 사용되는 물의 양도 엄청나다. 1kg을 기준으로 닭고기는 435ℓ, 돼지고기는 5,900ℓ, 양고기는 10,400ℓ를 사용한다. 치즈는 3,200ℓ, 버터도 5,500ℓ에 이른다. 육류나 낙농업과 관련한 식재료는 대체로 탄소발자국과 물발자국 모두 큰 편이라고 할 수 있다.
우리가 즐겨마시는 커피 또한 물발자국이 엄청나다. 전체적으로 생산과 소비하는 과정에서 사용되는 물이 18,900ℓ에 달한다. 우리 일상에서 뗄 수 없는 커피의 진실을 알고 나니 마음이 무겁다. 예상치 못한 또 다른 식재료가 있다. 아보카도이다. 아보카도는 경작지를 확보하기 위해 산림을 파괴하고 지하수를 엄청나게 끌어 쓴다. 우리가 몸에 좋은 식재료라고 알고 있는 아보카도가 이렇게 환경에 이롭지 못하다니 새삼 나의 행동을 뒤돌아보게 한다.
탄소발자국과 물발자국을 줄일 수 있는 방안?
우린 어떻게하면 탄소발자국과 물발자국을 줄일 수 있을까?
첫째, 식습관의 변화를 들 수 있다. 채식을 늘리고 육식을 줄이는 것 같이 식습관을 조절하여 동물성 식품의 소비량을 줄이는 것이다. 아보카도처럼 특수한 경우를 제외한다면 채소나 과일에서 배출되는 탄소발자국, 물발자국은 육류보다 낮다. 평균적으로 10~50배 정도 차이가 난다고 한다. 사과나 감자와 같은 채소나 과일은 물론이고, 두부나 오트밀, 두유처럼 식물을 기반으로 만든 음식들도 탄소배출량이 적은 편이다. 채식을 통해 건강에도 이롭고, 환경에도 이로운 실천을 해볼 수 있는 것이다.
둘째는 지속 가능한 농업 및 축산 방법의 채택이다. 지속 가능한 농업 및 축산 방법을 채택하여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유기농법, 친환경 비료 및 농약의 사용, 가축의 사육 환경 개선 등이 이에 해당한다고 말할 수 있다.
셋째는 가능하다면 내가 거주하는 지역이나 가까운 산지에서 재배된 식재료를 구입하는 것이다. 지역 농산물을 판매하는 협동조합에서는 내가 구입하는 재료가 어떤 환경에서 재배되었는지 상세히 알려줄 뿐 아니라 발생한 탄소발자국도 계산해준다고 한다. 지역 식재료를 선호하고 시장이나 농장에서 직접 구매함으로써 운송 거리를 줄이고, 지역 경제를 지원해줄 수 있고, 탄소발자국을 감소시킬 수 있다.
넷째는 음식물 쓰레기 양을 줄이는 것이다. 과도한 음식물 구매를 피하고 남은 음식을 잘 활용해서 살림을 꾸려간다면 음식물 쓰레기를 조금씩 줄여볼 수 있을 것이다. 나온 음식물 쓰레기를 말려서 쓰레기통에 배출하거나, 효소를 통해 자연히 없애는 방법도 있다.
다섯째는 에너지 효율적인 생산 및 운송 방안의 도입이다. 생산 및 운송과정에서 에너지 효율성을 높이는 것이 중요하다. 생산 과정에서 재생 에너지를 사용하거나 운송 과정에서 대중 교통수단이나 친환경 운송 수단을 활용하는 등의 방법을 말해볼 수 있다.
더불어 포장재의 재활용을 촉진하고, 폐기물 처리 과정을 개선하여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줄이는 방법, 환경 보호를 위해 강력한 정책 및 규제를 정부에서 마련하는 것, 친환경 생산 및 운송에 대한 장려책, 탄소 배출 규제 및 탄소 가격화 정책 등을 이야기해 볼 수 있다.
2024년 하계올림픽이 열리는 프랑스 파리에서는 저탄소 올림픽을 개최하기 위한 식물성 식단의 적극적 도입을 시도한다고 한다. 전체 제공되는 음식의 60%를 식물성으로 준비하겠다고 밝혔으며, 식품에서 발생하는 탄소발자국을 줄이기 위해 수입품 대신 프랑스 현지 제철 농산물로 식재료의 80%를 충당할 예정이라고 한다. 또한 남은 음식은 지역 사회에 기부해 쓰레기를 줄이고, 퇴비화 과정을 거치거나 재생 가능한 가스 생산에 사용해 탄소발자국을 줄일 계획이다. 국제 행사에서 이런 의미있는 캠페인을 시행한다는 것이 참으로 고무적이다. 우리들도 지금 당장 실천할 수 있는 작은 행동들이 무엇이 있을지 찾아보고 행동으로 옮겨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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